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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5 17:47
제가 보정을 잘하는 편은 아닙니다만
가끔 그런분들이 있더라구요
보정을 거치면 그건 그림이 아니냐는 말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필름시절로 돌아가면 포트라160인지 비스타200인지 리얼라100인지 그게 네거티브인지 포지티브인지에 따라 색감이 달랐고 취향이 있었고 필름회사들은 그 색감을 만들어냈죠
그리고 현상소마다 현상기술이 다양했고 스캔을 할때 쓰던 기계들이 달랐고 우리가 취향에 맞는 사진관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색감에 대한 개성을 표현 했다고 봅니다
저는 필름을 배울때도 흑백현상부터 배워서 빛을 어디에 어떤 세기로 얼마나 오래 주는지에 따라 약품을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같은 필름도 노출값 그라데이션 콘트라스트를 조절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게 요즘엔 디지털로 가능합니다 많은 대중들이 vsco색감에 열광하고 돈을 지불하고 있을때 '순수한 결과물'이란 이름으로 포장하여 무보정을 강요하는 것은 전 옳지 못하다고 보네요
근 몇년 전만해도 파나소닉은 인물 색감이 별로다 인물은 캐논 풍경은 니콘이다라는 말은 그 회사에 프로세싱 과정에서 나오는 '이미 보정된' 결과물을 보고 말하는 겁니다 캐논이 인물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니콘이 풍경을 사실적으로 표현해서가 아니라 미리 프리셋되어 있는 결과물을 바라보며 아 이게 '순수'라고 자위하는게 아닐까요
한마디 추가하면 렌즈 역시 보정의 결과물이라 봐야합니다 보케의 형태 조리개 날수와 빛갈라짐 이 모든게 렌즈 제조사가 의도하고 만듭니다 우리는 그걸 선택하고 돈을 지불하죠
과한 보정도 좋습니다 근 몇년사이에 실제 상업사진뿐만 아닌 예술사진 영역에서는 이미 합성은 기본이고 그래픽에 가까운 초현실적인 이미지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고작 아마추어들끼리 보정은 불필요하다며 순수를 논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전 사진보다 그림과 음악을 먼저 배웠습니다 르네상스에서 보여준 재현과 상상에서부터 낭만 인상파 극사실 초현실 모든 것이 장르입니다 내가 추구하는 장르만이 옳은 길은 아니며 남이 추구하는 장르가 틀린 것도 아니란걸 배웠습니다
우리가 아마추어로써 갖추어야할 기본적은 교양은 남의 것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유명한 사진작가의 명언 중에 가장 좋아하는 명언이 있습니다
초점이 맞지 않은 한 장의 사진은 실수이고
초점이 맞지 않은 10장의 사진은 실험이며
초점이 맞지 않은 100장의 사진은 스타일이다
얄팍한 지식으로 초심자를 무시하는 그런 식의 조언이 아닌 초심자가 원하는 방향을 추구할수있도록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할줄아는 그런 선배가 되어야하지 않을까요.
봄도다리가 맛있어서 몇자적었습니다